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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매일

안녕 고양이들?

by 우리의 매일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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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내내 고양이들의 마중을 받으며 산책을 했다. 아주 춥던 시기가 지나 걸어다니기 딱 좋았던 어느 토요일 밤, 정말 오랜만에 고양이들을 만나러 갔다. 연말부터 연초까지 아팠던 탓에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못했던터라 보고싶은 마음이 목끝까지 차올랐다. 고양이들이 보고 싶고, 안달이 날 때쯤이면 그리운 내 고양이 생각에 울던 날들이 이어지던 끝자락 쯤이다. 사진만봐도 눈물이 차오르고, 떠올리면 통곡을 한다. 십칠년의 시간을 내게 행복만 줬던 고양이인데, 마지막 두달이 너무 아파서 여전히 눈물만 흘린다. 괜찮아지길 바라지 않는다 미안했던 마음과 사랑했던 마음을 가득 안고서 내내 생각할거다. 슬픈 마지막만 떠오르지 않도록. 

 

고등어냥

이 고등어냥이는 지난 해 봄이었나, 꼭 집에서 놀러나온 고양이처럼 경계심이 적었고(호기심만 가득했음) 너무 너무 깨끗했다(하지만 그렇다기엔 이 구역 고양이 모두가 깔끔하다) 손을 뻗으면 코를 가져다 대 줄것만 같아서 기억이 나는 고양이인데, 이 곳이 이 고양이의 영역이라 가끔 이쪽에서 만나곤 한다. 안쪽으로 들어가 있을 때도 본 적있고 이렇게 풀숲 반대편에 나와 바위 위에 앉아있는것도 종종 봤다. 그러면 간식을 주고 가곤했었다. 

 

뭘 그렇게 보는걸까 시선을 따라가봤다.

 

아니 너는..!

밥을 먹고있던 턱시도냥이 보인다.

얘 이 구역 고양이 아닌데...

내 산책메이트 들도 얘한테 자리를 빼앗겼는데(아니 엄마라며!!!!) 꽤 먼데 여기까지 와서 밥을 먹고있다.

그렇다면.. 고등어냥은 지금 밥자리 뺏기는 중인걸까

 

여튼 나한테 너무 관심이 없어서 간식도 안먹을까봐 일단 지나쳐왔다.

과연 오늘은 산책메이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뛰어나오는 산책메이트

구역이 바뀐걸 모르고 같은 자리에서 내내 찾았던 몇번의 실수르 거쳐, 혹시나 하고 지나가다 알아버린 애들의 새 보금자리. 이 곳이 더 안전해보이긴 했다. 간식을 담 위에 올려주고 다시 올려보내기엔 여기가 더 편하긴 하다. 바닥에 앉아있어야 하는 내 궁둥이가 차가워지는것만 빼면 ㅋㅋㅋㅋ

 

삼색이가 먼저 나오길래, 턱시도는 했더니 뒤에서 잽싸게 뛰어내려온다.

나를 딱 보고 뛰어오는 저 눈빛을 좀 봐.

 

왔냥?
귀 ㅠ 여 ㅠ 워

늠름하게 내 앞에 서서 양쪽을 두리번 거리는 턱시도냥

너무 귀엽다 정말...

양 볼을 문질문질하며 잘 있었냐 한참을 인사했다

골골 거리며 눈을 감아주는 이 귀여운 고양이를 어쩌면 좋담

 

간식먹자
등에 윤기 좀 봐..

폴짝 뛰어내려와 내 주변을 뱅글뱅글 돈다

간식도 기다리고 쓰다듬도 기다리고 궁디팡팡도 기다린다

챙기는 사람이 많은 애들이다 워낙 개냥이들이라 사람들이 많이 예뻐했었다

 

 

각자 간식주기
맛있냥..

각자 먹을 간식을 각자 앞에 내려놔줬다

얘네는 싸우지는 않는데 번갈아 주니까 너무 감질내는거 같아서 ㅋㅋㅋㅋㅋ

사실 그건 내 사심이긴 했는데

받아먹는 얼굴이 너무 귀여웠어...><

 

냠냐냐냠냐먀냠

츄르도 꺼내서 둘에게 동시에 먹여주었다

손가락 끝에 덜어서 주면 기다리지 않고 둘이 동시에 먹을 수 있으니까 

근데 그러면 나의 힐링타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거 같기도..

애들 먹는거 보고 있으면 너무 힐링이다..

 

 

다 먹었냐? ㅋㅋㅋㅋㅋ

다 먹고는 등을 보이는 고양이들

'쓰다듬어' 의 느낌이랄까...?

아우 매력있어

 

쓰다듬고 싶은 등짝

근데 정말 쓰다듬을 부르는 등짝이다

고양이 등짝 윤기 좀 봐...

좔좔 흐른다 정말 ㅋㅋㅋㅋㅋㅋ

 

그루밍 해준다

삼색이가 턱시도 그루밍 해준당 ㅜㅜ

엄마한테 사진을 보내주니 사랑하는 사이니? 하는데

얘네 자매야 엄마.. ㅋㅋㅋㅋㅋㅋㅋ

 

턱시도냥

턱시도냥에게 사심을 더 챙겨봤다

삼색이는 안기지는 않아서 한 번도 못안아봤는데 턱시도는 덜렁 들려서 잘 안긴다

안긴채 오래 있어주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고 들었는데 막 밀어내진 않아서 감격해버렸지 뭐야

3-5초 정도 잠시 안고 있다가 내려놔도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찬다

고마워

 

 

아까 그 고등어냥
뭐하니?

다시 돌아가는 길, 아까 그 고등어냥이 물가에 내려가 놀고있다.

물을 마시려는걸까? 했는데 그냥 징검다리 건너듯 놀고있었다

귀여워서 어디까지 가는지 따라갔는데 처음엔 내가 있는지 몰랐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날 보더니 갑자기 위로 올라왔다. 뭐야 귀여워.... 간식을 돌 위에 올려주니 앞까지 올라왔는데 어딨는지 찾지를 못했다. 다시 불러다 위치를 콕콕 찍어주니 확인하고 와서 먹는걸 보고 돌아섰다. 사람이 거의 없었던 시간대지만 사람이 다니는 길 아래에 줬다. 

 

호에에에엥

그리고 어느 길로 올라갈까 고민하는데 말라버린 풀숲에서 파사삭 소리가 나서 ??? 하고 다가가니 치즈냥이가 놀라서 호다다닥 도망을 갔다. 우리 고양이 처럼 온통 치즈색인 고양이가 오랜만이라 다가가 가만히 앉았더니, 뒤에 있는 애기 고야이가 호기심에 다가왔다. 세에상에나. 앞에 있는 고양이가 좀 더 컸고 엄마같았다. 돌 위에 간식을 올려주고 조금 물러섰더니 슬금슬금 다가와서 보더니 안먹고 내 쪽으로 계속 걸어왔다. 

 

?? 왜 그러는거지?

다시 고양이 시선을 손끝으로 끌어서 간식 위치를 알려주었다.

물러서서 보는데 확인하듯 다가가서 보더니 또 내쪽으로 걸어와..

 

뭐야 간택당하는줄

그냥 나랑 놀던 중이었던듯.. 

 

가까이 가면 도망가고, 조금 물러서면 자꾸 가까이 와서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

결국 먹는것까지 보고 돌아섰는데 여러 고양이들 보면서 마음이 너무 따뜻해져서 행복으로 가득가득 채워서 돌아왔다.

비어있는 간식봉지에 다시 간식을 챙겨서 고양이들을 만나러 가야겠다.

 

여러계절을 지나는동안 내내 얼굴을 보여주는 고양이들에게 너무 고마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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