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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매일

고양이들 오랜만에 다 만나고 온 따뜻한 겨울 밤

by 우리의 매일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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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을 만나러 산책길을 나서면서 가장 마음이 안좋은 순간은 단연 보이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을때다. 매일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만나던 고양이들이 셋에서 둘, 둘에서 하나, 그러다 만나지 못하는 날이 되면 그자리를 쉽게 떠날 수 없을만큼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 한참을 서성이곤 했다.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을때 불러도보고, 간식봉지를 내내 흔들어도 나오지 않을땐 그저 오늘 배불리 먹고 일찍 잠들었길 바라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다른 고양이다

늘 불러내던 자리에서 간식봉지를 흔드니 고양이 한마리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다가갔다가 의도치않게 놀라게 만들었던 그 고양이다. 얻어 듣기로는 내가 만나는 고양이들의 엄마.

어라? 왜 여기서 나오지? 이 고양이의 자리는 여기가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영역이 바뀌었단 소리였다. 가족이라면 싸우지는 않았겠지 하는마음으로 이 턱시도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었다. 

 

그 경계심 좋아요

돌담위에 올려주고 콕콕 위치를 알려주니 내려와서 간식을 먹는다. 겨울이라 엘라이신 가루를 코팅해서 주었다.

간식을 씹을 때 눈을 감으니 까만 얼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귀엽다고 생각했다.

비록 다음번에 저렇게 야루노려보긴 했지만.

 

자기자리에 다시

간식을 먹으면 다음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다시 자기 자리로 올라간다. 경계하며 내려다보는 멋진고영.

근데 간식 주면 다시 뛰어내려온다는게 귀여운 포인트랄까.

 

 

으갸갸갹갹갸
삼색이 ㅜㅜㅜ

삼색이를 드디어 다시 만났다...!!

몇번이나 와도 턱시도만 있고 삼색이가 안보여서 진짜 걱정을 많이했고, 왜 같이 안다니냐고 턱시도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는데 그랬더니 이렇게 같이 나타나기 있냐고 ㅠㅠ

 

설마,, 하는 마음에 조금 떨어진곳에 가서 간식봉지를 흔들어봤더니 내 산책메이트 둘이 고개를 쑥 내밀더니 냐냥하고 뛰어내려왔다.. 나 진심 조금 울뻔..ㅠ

 

기지개

자다 뛰어나와준건지 둘 다 내내 기지개를 펴고 내 주변을 뱅글뱅글 돌았다.

어디갔었어 보고싶었잖아 잘 지냈어? 일방적인 안부를 쏟아내고 간식을 주려고 자리를 잡았다.

인적이 드물긴 했지만 종종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계단 아래로 내려와 간식을 뜯었다.

 

하 매력적이야

맛있냥..? ㅠㅠㅠㅠ

오랜만에 추르를 꺼내 나눠 먹였다

워낙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애들이라 간식이 과할 수 있어서 늘 조심스럽다.

손으로 쭈욱 올려짜주다가 손에 묻으면 그걸 그렇게 핥아주는데 그게 또 그렇게 귀엽고 기분이 좋다.

 

먹고 열심히 그루밍
그루밍

반가운 마음에 자꾸만 카메라를 들게 된다

차가워진 계절만큼 등에 닿는 온도도 차갑다. 

둘이 꼭 붙어서 서로 따뜻한 체온을 건네면서 잠이 들겠지만 인간은 여전히 길친구들이 너무나 걱정이다.

 

 

담 아래로 내려오면 내가 갈 때까지 주변을 멤도는게 늘 마음에 걸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호의적이진 않을텐데 얘네를 보고 놀라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몇번이나 뒤돌아보며 걸었다. 이 날은 담 벼락 위에 간식을 놓고 꼬셨더니 착착 올라와서 간식을 먹고 그 자리에 머물러주었다. 두, 세번 조금씩 나눠 올려주니 얌전히 먹고 그 자리에서 날 쳐다보았다. 내려오지말고 들어가서 자라는 눈빛을 보냈는데 받았나 몰라.

 

비가 온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집에 꼬옥 붙어 자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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