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추석, 설날에 가족여행을 떠난지 벌써 몇년이 지났다
명절에 따로 휴가를 가는것이 암묵적으로 금지였던 우리집
온전히 가족끼리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는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던 그 후 몇년의 시간들
기록하지 않으면 분명 기억 저 너머로 숨어버릴 거 같아서 집착하듯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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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지는 늘 즉흥적이다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다녀와보고 좋은 곳이 될 때도 있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을 일단 가보자!라며 떠날 때도 있고, 그냥 그 지역 어떤 한가지가 궁금해도 여행지로 택해질 때가 있다
군산은 일하러 갔다가 새만금방조제를 봤던 오빠가, 다같이 가보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서 가게 된 곳이다
기억에 남는건, 끝없이 펼쳐진 길과 새벽 하늘에 쏟아질것 처럼 박혀있던 별을 보라고 나를 깨워주던 오빠의 목소리다
그런데서 쓸데 없이 다정하지 말어라
명절에는 늘 그렇듯 해가지는 이 시간이거나, 아예 늦은 밤에 도착하게 된다
전라도는 갈 때마다 느끼지만 고속도로에 차가 없다
뭔가 혼자 내달리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이미 전라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것이더라
해가 지던 새만금방조제
우리는 선유도로 넘어가던 길이었을까
이렇게나 쉽게 기억 너머로 가버리는 기억들이 아쉽다
분명 너무 좋았는데, 또 다른 좋은 기억으로 덮어지는건지 그 때의 시간들이 흐릿한 기분이 아쉬운 요즘이다
해넘이 휴게서도 들렀고, 이 길을 오고 가는동안 여러번 차에서 내렸다
해가 지는 걸 보는 날이 많지 않았던 터라, 해가 뜨는것보다 해가 지는것에 더 마음이 갔다
차를 타고 지나가거나, 잠시 서서 보고 가는것 말고
노을이 지며 해가 넘어가는걸 오랫동안 가만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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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돌아왔다
명절에 괜찮은 방을 선점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간신히 잡은 방은 너무 작은 온돌방이었고 네 가족이 한 방향으로 누울 수 없는 크기의 방이었다
아 저기요 4인실 이라면서요 4인중 2인이 애기여야 하나요 ㅋㅋㅋㅋ
저희는 건장한 청년들이라서욧! ㅠㅠㅠㅠㅠ
역시 여행의 묘미는 바베큐지
숯과 불판을 사서 밖에서 구웠다
그런데 비춰 줄 불이 없어서 대체 고기가 어떻게 굽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멍 그런거 아니고 고기 굽는 중이라고욧
식겁잔치..
그리고 겨울의 군산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다
고기를 밖에서 먹다간 손이 얼것만 같아서 밖에 내놨던 모든 반찬들을 다 방에 집어넣고
고기만 구워서 들어왔는데
아이고 과자처럼 바삭하게 잘 굽혔네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은 있었지만 뭔가 뭔가... 괜찮을까? ㅋㅋㅋㅋㅋㅋ
신나게 먹고 마시고 작은 방에 둘러앉아 취향 다른 티비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명절답게
까만화면 아니고, 별이 쏟아질것 같던 까만 하늘을 찍은 사진이다(..ㅋ)
아니 폰이 뭐 다 그렇지!!!
내 눈에 담았으니 됐다
자고 있는데 오빠가 나를 흔들며 깨워서 왜 그러냐 물으니 하늘에 별이 너무 너무 많다고 했다
할머니댁에 가면 온 마을에 불이 꺼지면 무서우면서도,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너무 예뻤었는데
그 생각이나서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갔다
와....
입을 벌린채 와...라는 감탄 외에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던 그 날의 군산 하늘
아 이걸 뭐 눈을 끼워줄 수 없고
예..
그렇게 쿨쿨 잠을 잘 자고 일어나 밤에 도착해서 못봤던 숙소 주변을 드라이브했다
물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나가는 곳
테크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던거 같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하늘은 맑고, 바다는 반짝이고, 기분은 상쾌했다.
낚시하고싶네
그냥 지나오기 아쉬워 끝자락에서 해삼과 멍게를 먹었다
설날에는 늘 해삼을 아이스박스 가득 담아 시골 할머니댁으로 가던 아빠였다
그 기억이 났는지 이걸 먹었다
밥때가 되면 딱히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편인데도, 기념이니까 라며
나는 멍게가 좋아여
돌멍게 먹고싶다
멍게가 너무 먹고싶어서 점심시간에 혼자 멍게 먹으러 나갔던 기억도 나네
거기 판매하는 어머님들이 다 내가 임신 한 줄 아시더라며...(ㅎ 아닙니더)
먹고싶은게 그-렇게 많지도 않지만
가끔 이상하게 꽂히면 혼자 불쑥 잘 간다
좋은거지 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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